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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04

영원한 젊음도 영원한 성형도 없다

  2014-12-04 13:36     김준호     1278 Views    (1) Comments
가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게 하는 것은 온도가 아니고 색깔이다. 차가와 진 바람보다 더 차가운 파랑이 나의 눈을 서늘하게 한다.

높은 산에 올라 저 하늘에 머리를 담그면 머리칼도 영원히 파랗게 변해 버릴 것 같은 그런 선명한 파랑이다. 이런 눈부신 선명함이 좋다. 선명한 소리, 선명한 색깔. 선명한 것들에는 마치 칼로 베이는 듯한 아픔이 스며있다.

그래서 파란 가을은 쓸데없는 상념에 빠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런 계절의 언저리에 서면 누구나 떠나기를 꿈꾸게 된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들을 좋아하는데, 그의 주인공들은 항상 무언가를 찾아 떠난다.


'11분'이라는 소설에 마리아라는 소녀가 나온다. 그녀는 자신이 태어난 브라질의 어느 시골을 떠나 스위스로 스타를 꿈꾸며 떠나온 소녀다. 코엘료는 이 소설에서 가장 통속적인 주인공 마리아의 성 이야기를 통해서 사랑, 자유, 열정, 소유와 같은 아주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서 대답한다.


그 중에서 그의 행복론은 이 가을에 너무나 어울린다. 마리아가 어느 날 누구인지도 모를 사람과 행복한 데이트를 마친 후 이렇게 독백한다.

'비록 그를 잃는다 해도, 나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는 자책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를 잃었다 해도, 나는 내 삶에서 행복한 하루를 번 셈이니까. 불행의 연속인 이 세상에서 행복한 하루는 거의 기적에 가까우니까.'

너무나 쿨하지 않은가?

하루하루는 어떤 암시도 없이 다가오지만 그렇게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삶이 된다. 행복은 행복을 꿈꾸는 자의 것이지만 꿈꾸는 모습 그대로 오지는 않는다.

또한 오늘 내 손에 있는 행복이라도 영원히 나의 것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오늘 행복하였음을 오늘 아는 것조차 기적에 가까움을 말하는 것이리라.

상담을 하다보면 볼살이 영원히 쳐지지 않기를 바란다든지, 주름이 다시는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분들을 보게 된다. 영원히 쳐지지도 않고 주름이 다시 생기지 않게 하는 성형수술은 없다. 이런 기대를 가진 분들이 자칫 무자격자의 감언이설에 속아 녹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이상한 물질을 주사하는 시술을 받게 되는데 그 부작용으로 평생의 한을 갖게 되기도 한다.

젊어서 좀 어색하더라도 큰 쌍꺼풀을 만들어야 나중까지 눈이 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 나중을 위해 지금을 희생하는 식의 성형수술도 곤란하다.

외과의사로서 사람의 몸을 적나라하게 접하다 보면, 생명이 보여주는 모든 것들이 순간을 버티기에도 힘겹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은 없다.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기적과 같은 방법은 없지만, 내일 아름다움이 사라질 것을 걱정하며 사는 것 또한 살아가는 좋은 태도는 아닌 듯하다.

하루의 행복이 기적이듯이 오늘의 아름다움도 기적이다. 한줌의 행복을, 순간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생명을 지켜가는 힘이 될 듯하다. 오늘의 아름다움을 쿨하게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1) Comments


  • 맞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