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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04

아름다움은 설득의 대상이 아니다

  2014-12-04 13:39     김준호     1326 Views   

가을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의미가 있다. 가을에도 비는 내린다. 가을비에는 비릿한 냄새가 배여 있다.

가을비는 상념을 쌓이게 하고 체온은 뺐어 간다. 그래서 가을비가 내리는 거리를 섣부르게 우산도 없이 걷다가는 열병을 앓을 수도 있다. 가을은 그렇게 사람을 약하게 만든다. 그래서 가을에는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많다. 쉽게 아프기 때문이다.

로버트 그린이 쓴 '유혹의 기술'이라는 책이 있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인물들을 유형별로 분류해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게 만드는 이유를 설명한 책인데 책을 읽는 동안 마치 마음을 들키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로버트 그린은 '루 폰 살로메'라는 여성을 소개하고 있다.


'신은 죽었다'고 외치던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1882년 이탈리아의 거리에서 '살로메'를 만난다. 그는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도중 한 눈에 그녀에게 반하고 청혼을 하게 된다. 니체의 사상 즉 초인은 일상적인 도덕법을 초월한 존재라는 사상인데 결혼이란 그의 사상과는 통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 남자로서 니체는 그 여인에 대한 갈망을 이기지 못한다. 살로메는 니체를 거절하고, 니체는 그 실연의 상처를 안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살로메는 베를린으로 이사해 소설도 출판하고, 문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이때 위대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만난다. 당시 릴케는 스물둘, 살로메는 서른여섯이었다.

살로메는 선생의 역할로 릴케의 시를 교정해 주곤 했다. 그러던 중 릴케는 살로메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루여!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들은 큰 강과 같이 되어 운하로 흘러가고 버드나무 숲으로 흘러가기를 바라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들은 한 군데로 합쳐져서 소리를 내며 흘러가야 되지 않을까요? 사랑하는 루여!"

릴케는 끝없는 구애의 연애편지와 시를 썼지만 결국 죽는 순간까지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누가 누구를 이기는 것이 사랑은 아니다. 그러나 니체와 릴케는 슬퍼했고 살로메는 태연했다.

로버트 그린은 살로메의 매력에 대해 여러 각도로 설명하지만 나는 공감하지 않는다. 왜 그녀의 아름다움에 끌렸는지, 그녀를 아름답다고 느꼈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아름다움은 설득의 대상이 아니다.

나의 성형 클리닉에서 상담을 할 때 나는 고객들의 말을 먼저 많이 듣는 편이다.

성형외과를 찾는 고객들의 문제는 논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들이 바라는 아름다움이 있고,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아름다움이 있다. 고객들은 나에게 그것을 설명하고 나는 그것을 공감하려 한다.

가을은 논리적인 계절이 아니다. 이유 없는 감정들이 거리마다 넘쳐난다. 이 가을에 피해야 할 것은 신종 플루 바이러스 뿐 만이 아니다.

모든 것을 설명하려 드는 날 선 사람들을 마주하기는 더욱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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