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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04

[성형이야기] 진정 '눈부신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2014-12-04 13:59     김준호     1161 Views   
한여름 장맛비에도 은행잎은 하나 둘씩 떨어지곤 했었다. 그리고 지난달 초의 여린 가을비에도 은행잎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눈부신 은행잎들이 이제 막 시작된 추위를 견디지 못했다. 거리의 은행잎들이 지난 밤 거의 다 떨어졌다. 너무나 선명한 노란색이 되더니 기어이 다 떨어지고 말았다. 얼마 전부터 눈부신 노란색들은 위태로워 보였다.

선명한 것, 그래서 너무나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은 왠지 그 끝이 보이는 듯 해서 불안하다.

모든 것에 끝이 있음을 알지만 나라는 인간은 무언가를 준비하지도, 끝을 예상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기어이 그 순간에 나는 늘 무방비였다. 그래서 기어이 오고야 만 그 순간은 어떤 종류의 끝이든 늘 당황스러웠고 혼란스러웠다.


아마도 은행잎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었을 것이다. 어쩜 월초의 가을비보다 훨씬 빨리, 이미 떨어지기 시작하고 있었지만 나만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아 그게 정말 끝이었구나 알게 될 때가 있다. 그 때가 가장 슬프다"라는 어느 작가의 고백처럼 끝은 거의 늘 분명치 않다. 그래서 붙잡을 기회조차 없어진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면, 마지막이라는 슬픔에 맘껏 울고 싶은 감정조차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면 그 허탈함은 분명 슬픔을 넘어설 것이다.

시작과 끝의 문제뿐만 아니라 주변에 불분명한 것은 너무나 많다. 분명히 구별되지만 말로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는 것들을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진심으로 고백하지만 난 아직도 예쁜 것과 예쁘지 않은 것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처음에 예뻐 보이던 것들이 나중에 그렇지 않기도 하고 처음엔 예뻐 보이지 않았지만 나중에 너무 예뻐 보이기도 한다.

개인 성형 클리닉을 차리기 전,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던 시절에는 미용 수술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특히 고객들을 직접 상담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개인 클리닉을 차리게 되었는데, 그 때 성형 상담을 위해 나를 찾아오는 젊은 여성 고객들 대부분이 솔직히 너무 예뻐 보였다.

성형외과 의사라는 직업이 예쁘지 않은 부분을 찾고 왜 예뻐 보이지 않는지 분석해서 고쳐주는 게 일인데 모두 예뻐 보였으니 상담이 쉽지 않았다.

이제는 예쁜 얼굴을 많이 봐서 고객들의 문제(?)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당시 나는 사실 심미안에 문제가 있었다. 심미안이라기 보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애로가 있었다.

'예쁘다'의 반대말은 '밉다'다. 그럼 '눈부시다'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잘 모르겠다.

반대말을 찾기 어려운 말들이 있다. 반대말이 없는 말들은 뭐랄까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가진, 그래서 흑백의 비교 없이 무언가를 완전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세월이 더 지나 성형외과 의사로서 연륜이 더 쌓이고 보는 눈이 밝아지면 '눈부신'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경지에 이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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