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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2

'미달이' 김성은씨 아름다운 연기자로 거듭나길

  2014-12-12 16:08     김준호     26242 Views   

숨이 멎을 듯이 뜨거운 계절을 지나고 있다. 뜨거운 계절의 한 가운데서 소나기를 만나면, 뜻하지 않은 서늘함에 마치 롤러코스터의 가장 높은 점을 지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난 주 어느 밤, 시원한 소나기가 달구어질 대로 달구어진 도시를 식히며 내리고 있었다. 간만에 느끼는 서늘한 한기가 허술한 옷깃 사이로 스며들었다. 피부를 적신 빗물은 건조한 몸으로 쉽게 스며들고 있었고, 우두커니 그 느낌을 즐겼다. 내리는 빗줄기에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췄지만, 멈춰선 걸음은 생각도 잠시 멈추게 했다.

깊은 밤, 서늘한 빗방울, 멈춰선 상념들, 문득 낙엽을 밟고 싶어졌다. 세월의 반복이 익숙해서가 아니다. 반쯤 지나온 숨가빴던 여름에 지쳐서도 아니다. 계절의 어디에서든 늘 그 무렵을 그리워했었고, 소나기가 내리던 밤에 문득 그 그리움이 터져 나온 것뿐이다. 멈춰선 상념들의 틈새로 미처 하지 못하고 미뤄두었던 상념들이 밀려 올라왔다.

성형외과 의사이기 이전에, 의사로서 나는 과연 누군가의 무엇을 치료하고 있는가? 요리사가 음식을 만들고, 재봉사가 옷을 만들듯이, 나에게는 성형 수술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수술들에 심각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다. 그런 식의 긴장감은 일의 성과에 큰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수술을 받는 당사자들에게는 일생의 큰 결심의 결과이고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일임을 안다.


얼마 전 방송에 나간 김성은씨의 성형 수술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누군가를 기억한다면 그 모습은 당연히 그 사람의 마지막 모습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김성은씨를 어린 시절 '미달이'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숙녀이며 성인이 되어있었다.

사람은 성장하고 변한다. 그 변화에는 본인의 의지가 들어있다. 타인들에 남겨져 있는 옛 기억들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김성은씨는 귀여운 아역 배우가 아닌 아름다운 여자 연기자로 기억되길 원하고 있었다.

그녀의 성형 수술을 담당했던 주치의로서, 처음 대면했을 때의 눈빛과 수술 후 최근의 눈빛의 따뜻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그녀의 삶이 더 따뜻해지고 더 건강해지길 바라고 믿는다.

생각해 보면 나의 노력과 무관한 수많은 일들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곤 했었다. 뜨거운 여름이, 간절한 소나기가, 곧 다가올 계절에 떨어질 낙엽들이 그러하다.

지난밤 스며든 빗물처럼 수많은 이들의 숨결이 나의 지금에 스며들어 있으리라. 나는 얼마나 많은 이들의 지금에 스며들어 있을까 심히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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