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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2

사랑·미래를 위해 그녀는 예뻐지고 싶어한다

  2014-12-12 16:59     김준호     1792 Views   

나는 여행을 좋아 해서 틈만 나면 떠나지만, 성형외과 의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클리닉을 오래 비우고 멀리 여행을 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도 가끔 멀리 가곤 하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곳이 이탈리아다. 이탈리아하면 떠오르는 게 많지만 그 중 인상적인 것이 율리우스 카이사르,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뜬금 없지만 '냉정과 열정사이'의 쥰세이와 아오이다.

이탈리아의 피렌체. 도로에 깔린 돌 하나도 최소 수백 년은 된 듯했다. 시간이 과거에서 멈춰진 도시였다. '역사를 지키기 위해 미래를 희생한 거리.' '냉정과 열정 사이'의 무대이기도 하다. 쥰세이가 10년을 기다려 아오이를 만나게 되는 두오모가 있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둘의 관계가 멈춰버린 배경을 피렌체로 한 것은 작가의 적절한 선택이었다. 쥰세이는 아오이와 헤어져 있었던 긴 시간을, 마치 10년 후 만남의 순간을 위한 여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이 살아낸다.

많은 이들이 미래의, 또는 과거의 어느 순간에 모든 것을 걸고 살곤 한다. 얼마나 안타까운 시간의 낭비인가? 시간은 곧 생명인데…. '낭비된 시간이란 없다'라고 외치는 시인도 있지만 보고 싶은 사람을 보지 않고 사는 것은 분명 안타까움이다.

시인 이병률은 자신의 산문집 '끌림'에서 사랑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 / 함께 타지 않으면 풍경을 나란히 볼 수 없는 것. / 나란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밖에 없는 것. /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으면 같은 역에 내릴 수도 없는 것. / 그 후로 영원히 영영 어긋나고 마는 것."


죽음조차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이라 하더라도, 늘 열렬할 수 없다. 그리고 열렬해야 할 때 열렬하지 않으면, 목숨을 걸고 싶어도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어차피 인생은 타이밍이다. 늘 예뻐 보일 필요는 없지만, 꼭 예뻐 보여야 할 때가 있다. 그래서 사랑도, 인생도, 그리고 성형수술도 중요한 순간이 있고 그 순간을 놓치면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단순히 능력이나, 돈의 문제가 아니다.

성형 수술을 원하는 여성들이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예뻐지고 싶어서 나의 클리닉에 오는 경우는 드물다. 그들은 '무언가를 위해' 예뻐지고 싶어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 있는 중일 수도 있고, 취업을 준비하는 중일 수도 있다. 즉 동기가 있다는 얘기다. 그들은 꼭 그 순간에 예뻐져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간절하다.

"선생님만이 이 세상에서 제 인생을 바꿔 줄 단 한분이라고 믿고 선생님께 제 얼굴을 맡깁니다…. 예쁜 얼굴로 다시 태어나서 평생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어느 환자가 성형수술 전 나에게 준 장문의 편지 중 일부이다. 성형수술을 앞둔 사람들도 암 수술을 앞둔 사람들만큼 간절하다.

성형 수술로 예뻐진 사람들을 쉽게 예뻐진 사람으로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무의미한 십년을 기다린 쥰세이보다 더욱 인생을 소중하게 아끼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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