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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2

'진정한 아름다움' 본적 있는가

  2014-12-12 17:02     김준호     1988 Views   
많은 약속을 하고 살아간다. 중요한 사람과 공식적인 약속들, 아이들과 하는 가벼운 약속들, 스쳐 지나듯 하는 친구들과의 약속들, 그리고 지키지도 못할 허황된 나와의 약속들.

수많은 약속들이 내 주변을 떠돌고 있다. 즐거운 약속이 하루를 상쾌하게 만들기도 하고, 부담스런 약속이 어깨를 짓누르기도 하고, 노력이 따라야 하는 약속이 나를 발전시키기도 하고, 잘못된 약속 하나로 인생이 어긋나기도 한다.

나에게도 '체게바라 평전'을 읽던 시절이 있었다.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혁명을 이끈 그가 어린 시절부터 심하게 천식을 앓았고 25세에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의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필연적으로 현실주의자일 수밖에 없다. 그의 사상이나 노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협할 수 있었던 무수한 상황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순수하게 삶을 살아낸 그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그런 그가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우리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라고 했다. 리얼리스트와 불가능한 꿈. 앞뒤가 맞지 않는다. 꿈은 자신과의 약속이다.


그런데 불가능한 꿈이란 무슨 말인가? 꿈은 약속이고, 불가능한 것은 현실이다. 꿈을 가진 사람은 불가능한 현실을 이길 힘을 가진다는 뜻이 아닐까. 불가능해 보여도 꿈을 버리지 말라는 말일 것이다.


많은 어린 소녀들이, 미스코리아나 아름다운 여배우를 꿈꾸면서 자란다. 성형외과학은 21세기 새로운 영역의 의술이라고 말해준 친구도 있었지만, 불과 백년전만해도 아무리 조선의 국모라도 자신의 코끝 모양 하나 변하게 할 수 없었음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많은 것들이 21세기에 성형수술의 힘으로 가능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성형외과 의사에게 기대하는 것은 실제 의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클 때가 많다. 그래서 수술 전 상담에서 고객들에게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예전에 자매를 같이 상담한 적이 있었다. 상담을 하면서 무심코 두 자매 중 언니한테만 수술 후 많이 예뻐질 거라고 말을 했고 동생에게는 그냥 수술에 대해서만 설명을 했다. 상담이 끝난 잠시 후 동생이 다시 들어와서는 왜 자기한테는 예뻐진다는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같은 수술이라도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납득을 시키고 동생도 언니만큼은 아니지만 많이 예뻐질 거라는 얘기를 한 후 수술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하는 말들이 무거워야 하는 이유는 나의 고객들이 듣는 말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의지하는 것은 나의 말이다. "예뻐진다"는 나의 약속을 그들은 믿는 것이다. 그래서 의사인 내가 해야 할 것은 단순히 최선이 아니다.

약속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누군가도 그 약속을 잊지 않으리라고 믿는 것은 삶을 건실하게 지켜주는 힘이 된다. 노력했다는 말로 약속의 말을 대신하지 않으려 한다. 후일 약속을 지켜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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