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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2

지금은 몽(과거)·꿈(미래)이 교차되는 순간

  2014-12-12 17:14     김준호     2484 Views   

꿈은 삶을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된다. 이 단어를 생각하면 밝고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떠오른다.

마치 비밀을 간직한 채 물길이 시작되는 깊은 산골의 샘물과 같은 느낌이다. 물길이 흘러가다 보면 산기슭의 흙, 부러진 나무 가지들과 낙엽들, 도로의 먼지, 때로는 버려진 쓰레기까지 섞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흘러온 삶의 모든 부분들이 처음의 순수함을 간직할 수는 없다. 어지럽고 예측할 수 없는 혼탁의 순간에 '꿈'이라는 단어는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처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꿈'이라는 단어에 '허황된'이라는 형용사가 붙으면 마치 맑은 물에 갑자기 탁한 물감을 풀어놓은 듯이 일순간 시야가 흐려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삶이나 물이나 한 번 흐려지기는 쉽지만 다시 맑아지기는 어렵다. 인생의 심연을 한 번 겪으면 결코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도 있듯이 때론 영영 못 돌아갈 수도 있다.


로또 복권 한 장, 소리를 지르며 경마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손에 쥐어진 마권, 새벽이 다 가도록 자리를 뜨지 못하는 갬블러들. 인생의 한 방 꿈을 노리는 사람들은 세상 어느 곳에든 있다.

'꿈'의 한자어가 몽(夢)이다. 왠지 어감의 차이가 느껴진다. '몽'에는 허무하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강하다. '일장춘몽', '구운몽', '몽상가', '몽유병', '비몽사몽', 등등 좋지 않은 느낌의 단어들이 많다.

황석영의 소설 <강남몽>은 제목이 꿈이다. 일제시대부터 해방을 거쳐 지금껏 권력의 근처에서 맴돌며 재산을 일구어낸 기회주의자인 '김진', 그의 첩 '박선녀', 강남 개발 시절에 투기로 돈을 많이 번 어느 건설업체 회장인 '박기섭', 개발시대의 그림자였던 조직폭력배 두목 '홍양태', '강은촌'. 강남 한복판에 있는 김진 회장의 백화점이 무너지면서 시작되는 소설 <강남몽>은, 꿈 같은 지난 반세기의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이미 화석처럼 굳어져 돌이킬 수 없는 역사가 되어버린 삶들. 살아있어도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

지금이 아닌 모든 과거는 흘러간 '몽(夢)'이고, 지금이 아닌 모든 미래는 다가올 꿈이다. 그래서 지금은 몽과 꿈이 교차되는 순간이 된다.

성형 클리닉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기대와 초조함이 섞인 눈빛을 반짝인다. 그 눈빛에서 그들의 크고 작은 바람이 보인다. 전문가로서 나의 역할은 그 소중한 바람이 현실이 되도록 가능한 꿈을 가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소심해야 한다. 1%의 리스크(risk)라 할지라도 일단 일어난다면 100%인 삶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이 '몽'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몽'이 또 다른 이의 '꿈'이 되기도 한다. 모든 이들이 한결같이 한정된 시간 속에 갇혀있다는 것이, 한편으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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