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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2

아름다운 소통을 위하여

  2014-12-12 17:17     김준호     2069 Views   

거울은 자기 색깔이 없다. 사물의 모양과 색을 비춰 보일 뿐이다. 그래서 빨간 벽을 마주하고 있으면 빨간 색이 되고, 노란 벽을 마주하고 있으면 노란 색이 된다. 거울에게 자신만의 색이란 없다.

강남역 사거리에는 거울처럼 반짝이는 유리로 덮여있는 빌딩들이 유난히 많다. 하늘에 회색 구름이 잔뜩 덮여서 흐린 날이면 이 거리는 더욱 진한 회색이 되고, 오늘같이 하늘빛이 말 그대로 파란 하늘색인 날은 강남역 사거리의 빛도 하늘빛으로 반짝이게 된다.

거리의 사람들의 심정이야 실제로 어떠하든, 사람들의 걸음걸이도 마치 코믹 영화의 상쾌한 마지막 엔딩처럼 경쾌해 보인다. 아마도 파란 하늘이 상쾌해 보이는 이유는 파란 하늘이 가장 나에게 좋기 때문임을 오랜 세월의 경험으로 내 몸이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의 빛깔과 강남역 사거리의 빌딩들과 나의 마음과 몸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나만의 착각일까? 가을 아침 출근 길 하늘을 보면서 문득 사람간의 소통에 대한 생각해 본다.


타인과의 관계가 없이는 하루도 세상을 살 수 없다. 그 관계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때론 일방적인 관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이든지 관계를 지속한다는 것은 생각을 서로에게 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확히 그리고 제 때에 전해져야 한다.


사실 요즘처럼 대화나 소통의 방식이 다양하고 즉시로 일어나는 시대는 없었을 것이다. 모든 이들이 저마다 손에 통신기기를 가지고 원하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고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로 알 수 있다. 수많은 불특정 다수에게 나의 생각을 전할 수도 있고, 그들의 생각을 늘 들을 수 있게 됐다. 삶이 더욱 역동적으로 이어지고, 전에는 보이지 않고 숨겨져 있던 에너지들이 마구 터져 나오는 듯하다.

그러나 문득 의문이 생긴다. 과연 서로가 같은 말에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가? 지금하고 있는 대화에 진심이 담겨 있는가?

성형외과 의사인 내 직업의 대상인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말 속에 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말이나 글로 어떠 어떠한 아름다움이라는 설명을 듣고, 그 모습을 정확히 짐작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수많은 소통의 시도 중에도 대화의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작가 이병률은 자신의 산문집 <끌림>에서 말했다. "앞으로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갔을 때 제대로 말이 통하지 않을 때, 그럴 땐 똑같이 생긴 뭔가를 두 개 산 다음 그 중 하나에 마음을 담아서 건네면 된다. 환하게 웃으면서 그러면 된다."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같이 산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같은 생각을 하며 같은 꿈을 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삶은 어느새 아름다운 빛을 반사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나 같은 곳을 바라봐 준 그대가 있어서 사랑을 배웠다'는 이승철의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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