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junho.co.kr

김준호원장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김준호의 뷰티 컬럼

Kimjunho Blog Beautiful Story


12월12

성형은 때론 상실을 치유하는 것

  2014-12-12 17:36     김준호     2085 Views   
"고독을 좋아하는 인간이란 없는 법이야. 억지로 친구를 만들지 않을 뿐이지. 그런 짓을 해봐야 실망할 뿐이거든." 무라카미 하루키를 처음 읽은 것은 삼십 대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이십대가 끝날 무렵에는 이십대가 끝나가는 것을 거의 느끼지 못했을 만큼 무심했었고 지금도 그 당시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없다. 그러나 삼십대가 끝나갈 무렵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 즈음에 하루키의 <의 시대>를 읽으면서 스무 살 무렵의 주인공들이 겪는 의 의미를 그제서야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를 가지고, 누군가를 만나고, 뭔가를 이루고, 박수를 받고, 기쁨을 느끼고…

삶의 많은 노력들은 결국 이러한 성격의 순간들을 맞이하기 위해서 하게 된다. 그런데 결국 모든 순간은 지나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이 누군가에게는 피하고 싶은 순간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잡고 싶은 순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순간이 지나간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치유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 될 수도 있다.


싫어하지만 결코 피할 수 없다면…

하루키는 고독을 좋아하는 인간은 없다고 했다.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때론 친구가 되기도 하고, 때론 연인이 되기도 하고, 때론 그냥 지나쳐 가기도 한다. 그냥 지나쳐 간 사람들 중에 친구나 연인이 되길 바랐던 이도 있을 것이고, 친구나 연인이었던 사람이 떠나가기도 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맨 살을 옷 속에 숨기고 살 뿐 아니라 생각, 사상, 의지, 감정과 같은 내면도 숨기고 산다. 숨길 뿐 아니라 가공의 것을 만들어 보여주며 살아간다. 지난 주 어느 부부의 자살 소식을 들었다. 행복을 전파하던 이의 죽음이어서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치유될 수 없는 시간들을 버티지 못했던 것이 죽음의 이유였다.

얼마 전 성형수술을 상담하고 수술을 받으신 고객 중에 성형 의뢰 제목이 '얼굴 전체 바꾸기(full face change)'였던 분이 있었다. 그분의 성형 수술은 잘 끝났고, 자신의 일상으로 만족하며 돌아갔다.

사십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 얼굴을 완전히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 분명 지금의 순간을 잡고 싶은 심정은 아닐 것 같다. '완전히(full)'라는 말에서 그 간절함의 깊이를 느낄 뿐이다. 그녀 혼자 버티기엔 버거웠을 시간들을 지나가게 도와줄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

성형외과 의사의 자리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자리도 아니고, 그럴 능력도 없다.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며, 단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아무리 뛰어도 땀이 잘 나지 않을 만큼 선선한 계절이 되었다. 조금만 치열해도 땀이 나고 모든 일들이 진지했던 지난 계절이 벌써 그리워진다. 지나고 나서야 그 가치를 알게 되는 습관은 아마 앞으로도 쭉 변하지 않을 것 같다.

Comments